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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모노] - 성해나 : 인터넷이 만들어낸 가장 어두운 얼굴
    책 리뷰 2025. 6. 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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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모노 책 표지

     

     

    - 혼모노 줄거리 -

     

    『혼모노』는 사회로부터 고립된 청년들이 인터넷 커뮤니티 안에서 극단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는 이야기를 섬세하고 충격적으로 그려낸 소설이다. 제목인 ‘혼모노(本物)’는 일본어로 ‘진짜’라는 뜻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의 인터넷에서는 주로 현실과 가상세계를 구분하지 못하고 과몰입하는 사람들을 비하하는 의미로 쓰인다. 소설은 이 단어가 상징하는 디지털 세대의 어두운 단면과 극단화된 현실 도피를 날카롭게 탐구한다.

     

    소설의 중심에는 주인공 '진호'가 있다. 그는 학교생활과 사회생활 모두에서 겉돌며 현실에서의 존재감을 느끼지 못하는 외로운 인물이다. 그에게 현실은 차갑고 무관심한 공간일 뿐이며, 오직 온라인 커뮤니티 속에서만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는다. 인터넷 세계는 그에게 현실과 달리 익명성과 자유로움을 제공했고, 그는 그곳에서 비로소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립하게 된다.

     

    진호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과 교류하며 점차 그 안에서 영향력을 얻게 된다. 그들이 모인 커뮤니티는 초반에는 단순히 취미나 일상의 이야기를 나누던 공간이었지만, 점점 폐쇄적이고 극단적인 성향을 띠기 시작한다. 현실에서의 소외감과 무력감을 공통적으로 경험한 이들은 서로의 피해의식을 부추기며 점차 세상에 대한 증오와 적대감을 키워나가게 된다.

     

    진호는 처음에는 이 흐름을 경계하지만, 온라인 속에서 얻는 인정과 지지를 포기하지 못하고 점차 그 안으로 깊이 빠져든다. 그는 커뮤니티의 리더로 부상하면서 자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점점 극단적인 주장을 하게 되고, 점차 현실 세계를 향한 폭력적인 메시지까지도 용인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소설은 온라인의 폐쇄적 환경이 어떻게 개인을 극단주의자로 만들어가는지 현실적으로 묘사하며 독자들에게 강렬한 충격을 준다.

     

    커뮤니티는 결국 ‘혼모노’로 불리는 극단적인 멤버들을 중심으로 현실 세계를 공격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이들은 사회가 자신들을 무시하고 배척한다고 믿으며, 현실 세계에 극단적인 방식으로 자신들의 존재를 각인시키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진호는 갈등과 망설임을 느끼기도 하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온라인에서 구축한 위상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극단적 흐름을 거부하지 못한다.

     

    마침내 커뮤니티의 멤버들이 실제 행동에 나서면서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비극적으로 흘러가게 된다. 소설은 이 과정에서 진호가 겪는 내적 갈등과 혼란, 그리고 사건 이후 그가 직면하게 되는 현실의 참담한 결과를 생생하게 묘사한다. 결국 진호는 온라인에서 쌓아 올린 허상이 현실에서 철저하게 무너지는 것을 경험하며, 자신이 믿었던 세계가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 깨닫게 된다.

     

    『혼모노』는 가상세계에 지나치게 몰입하며 현실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현대 청년들의 심리를 치밀하게 탐구한 작품이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익명성 뒤에 숨겨진 온라인의 극단적 커뮤니티가 어떻게 개인의 삶을 파괴하고, 현실을 왜곡시키는지를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다. 동시에 현대 사회가 소외된 개인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며,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반드시 고민해야 할 현실적인 문제를 제시한다.

     

    『혼모노』는 사회적 문제를 문학적으로 탁월하게 표현한 작품이자, 우리가 외면하고 싶어하는 현대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강렬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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